사지 않는 습관 - 가네코 유키코
2020년 이주일에 한 권씩 재테크 서적을 읽고 리뷰를 남기는 목표를 세웠다. 그 첫 번째 책이 가네코 유키코의 <사지 않는 습관> 빠르게 훅훅 읽혔던 책.
<사지 않는 습관>은 총 5장으로 되어있다.
1장은 우리가 소비를 하는 이유를 상황별(유형별)로 설명한다. 소비를 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 습관적으로
- 세일해서(가격이 저렴해서)
- 귀찮아서
- 보상심리 때문에(스트레스 때문에)
- 모든 이들이 가지고 있어서
'세일해서'에 흠칫했다. 정말 가지고 싶은 물건을 구매하는 대신에 세일하는(저렴한) 물건을 고르고, 저렴한 만큼 많은 양을 사게 된다. 구매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SPA 브랜드 의류나, 드럭스토어에서 파는 화장품들이 그랬다. 정작 사고 싶었던 디자이너의 코트는 포기하고, SPA 브랜드에서 20% 세일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코트 한 벌 니트 한벌 구매한다. 화장품도 마찬가지.
또 '보상심리 때문에' 내가 4캔 1만 원 맥주 사는 이유. '오늘 하루도 고생했는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저가 제품을 충동적으로 사다보니 본인이 정작 원하는 제품은 구매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만족도 높지 않은 소비를 하며 집 안은 넘처나는 물건들로 어수선해진다. 악순환의 반복. 이러다 보니 딱히 사치를 부리는 게 아닌 데도 돈이 모이지 않는 거다.
2장에선 우리가 (절약하는 대신) 사지 않아야 하는 이유와 그때 얻을 수 있는 것을 설명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지 말아야 하는 지를 제시한다.
사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 절약 하는 것보다 사지 않는 게 쉽다. 최저가를 찾아 헤매고 쿠폰, 적립금 등을 모으는 행위는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 (아무리 시간을 줄여주는 신박한 아이템일지라도) 물건에 대한 관리(시간+노력)가 필요하다. 사용법 익히기, 세척하기, 보관할 장소 마련하기, 쓰레기 처리하기 등. 생각보다 물건을 사는 행위가 수고스럽다는 것.
사지 않을 경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 자연스레 모이는 돈 (안 쓰면 100% 할인)
- 편안한 마음: 소비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는 마음 가짐. 돈을 통해 만족감과 행복감을 채우려 하지 않는 힘.
그렇다면 무엇을 사지 말아야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재고정리'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적절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재고정리를 하며 버려진 것들, 혹은 당장 버리기 아까워 남겨뒀지만 손이 가지 않는 것들은 모두 사지 말아야 할 대상들이다.
3장에서는 재화나 서비스를 사지 않아도 풍요롭게 사는 방법을 소개한다.
남는 게 없는 소비를 하는 사람도 많다. 즉 돈을 썼는데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작가는 돈을 굳이 쓰지 않아도 호근 적게 쓰고도 만족감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중 인상 깊었던 건
- 해상도를 높여라
사실 이 말에는 정말 공감했다. 나는 블로그를 하기 시작하면서 삶의 해상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무심코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을 때랑은 다르게 대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특징을 파악하여 최대한 즐길 수 있었다. 재화나 서비스를 깊게 파고들다 보니 더 깊게 즐길 수 있게 되었던 것.
이런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 말고도 의식주와 관련된 부분에서 작가가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지 않는 방법을 제안한다.
공통적으로 작가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빌리기' 사지 않고 빌리는 편이 나은 게 많다. 사용빈도가 낮거나, 관리하기가 힘든 것들. 나의 경우도 이런 물건들이 많다.
- 소장가치를 확인하기도 전에 구매해버린 수많은 책들
- 제대로 된 취미로 자리 잡기 전에 사모은 스포츠 용품들(장비 빨)
이어서 나오는 '사지 않는 일주일' 도전 리포트. 아무것도 사지 않는 주간을 정해두고 자신의 소비를 기록하고 피드백하는 것. 여기서도 중요한 건 소비가 일어난 상황 설명과 하루의 끝에서 하는 피드백.
4장에서는 '잘 사는' 방법을 소개한다.
작가는 앞서 이야기한 '사지 않은 생활의 목적'은 단지 사지 않음으로써 돈을 아기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을 잘 구매해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만족감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사는 방법은 원하는 것을 생각해보고 기록하는 것. 그 과정에서 욕망이 정리되기 때문.
이어서 의식주를 포함해 기호 제품까지 구매해도 되는 것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음식은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기에 (I AM WHAT I EAT) 식재료의 유통과정이나 신선도까지 꼼꼼히 따져야 하고, 유행 타고 무조건 저렴한 소재의 옷 대신, 기본이 되는 탄탄한 소재의 옷을 선택하는 등 작가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담겨있다.
또 이어서 구매요령을 제시한다.
- (판매자와 가능한 많이) 대화하면서 구매한다. : 제품에 대한 정보나 할인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 제품 시장, 이슈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구매 기회를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기회로 삼아라
- 동행한 사람에게 의견을 묻지 않는다. : 조언은 조언일 뿐, 결국 옷을 입는 건 나 자신. 입 어보 고사는 것만큼 정확한 건 없다.
- 구입 목록에 있는 물건만 구입한다. : 절약의 철칙
마지막 5장에서 작가는 다시 한 버 돈에 좌우되지 않는 삶을 강조한다.
사지 않는 습관을 실천하며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 자체를 즐겨야 한다.